일상 Brunch

괜찮아요.

annelife 2016. 4. 10. 08:01

괜찮아요. 나는 괜찮아요.

2008년 4월 30일 일기.

Somewhere over the rainbow, way up high 

There's a land that I heard of once in a lullaby 

Somewhere over the rainbow, skies are blue

And the dreams that you dare to dream really do come true

Someday I'll wish upon a star 

And wake up where the clouds are far behind me 

Where troubles melt like lemon drops

Away above the chimney tops

That's where you'll find me

Somewhere over the rainbow, bluebirds fly 

Birds fly over the rainbow 

Why then, oh why can't I? 

If happy little bluebirds fly beyond the rainbow 

Why, oh why can't I? 

---------------------------  Somewhere over the rainbow 노래 중-------

 

무지개 너머 어딘가, 저 높은 곳에 
자장가 속에나 나오던 그런 곳이 있어요 
무지개 너머 어딘가, 푸른 하늘과 
당신이 꿈꾸던 곳이 현실이 되는 그런 곳이 있어요 
언젠가 저는 별에게 기도하고 일어나니, 
구름이 끝없이 펼쳐지고,
모든 근심이 레몬즙처럼 녹아 굴뚝 꼭대기 너머로 사라져 버리는,
그런 곳에 있었어요. 
그곳에서 당신은 날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무지개 너머 어딘가, 푸른 새들이 날아다녀요. 
새들이 무지개 너머로 날아다니는 곳.
그런데 왜, 난 왜 갈 수 없을까요? 
작은 파랑새들도 즐거이 무지개 너머 날아간다면, 
왜, 난 갈 수 없을까요..?

 

p.s  그곳에 난 갈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나에겐 이루어질 수 없는 꿈.

하지만 괜찮아요. 나는 괜찮아요.

난 갈 수 없어도 당신이 날 찾을 수 있을 거예요.

 

2016년 4월 19일

시간이 참 빠르다.

벌써 4월이 다 가고 있다.

누구도 그러겠지만,

나도 계절이 바뀌거나,

달이 달라질 때마다

생각 나는 노래나 영화가 있다.

그래서 그 노래를 다시 듣거나

그 영화의 장면이 떠오르면,

갑자기 그 시절의 내가 생각난다.

4월도 그렇다.

봄비가 올 때마다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

 

봄비가 내려오는데
꽃잎이 흩날리는데
나의 눈에는 4월이 울고 있는 것처럼 보이네.

봄비가 내리는 소리
꽃잎이 떨어지는 소리
나의 귀에는 4월이 울고 있는 것처럼 들리네

창문 열고 봄비 속으로 젖어드는
그대 뒷모습 바라보면은,
아무리 애써 보아도
너를 잊을 수 없어라.

내일을 기다려도 될까?
내 사랑을 믿어도 될까?
내가 딛고 가는 저 흙이 마르기 전에 내 눈물이 그칠까?

------------  4월이 울고 있네  노영심 노래 중-----

거리의 빨간 우산을 볼 때마다 생각나는 영화.

이와의 슌지 감독의 러브레터를 본 후 한 동안 이 감독의 영화를 좋아했다.

4월의 이야기는 러브레터보다 더 잔잔하고 더 심심한 영화일 수 있지만,

난 심심하고 재미없는 사람 이여서인지, 이 영화를 아주 좋아했고,

이 영화를 함께 본 친구에게 선물 받은 빨간 우산을 망가질 때까지 오랫동안 들고 다녔다.

 

2009년 어느 날.

결혼을 하고 온 밴쿠버의 첫여름 맞이.

유산 위험으로 하루 종일 누워있어야 했고, 임신 당뇨로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했다.

하루 종일 누워 있다가, 제한된 조금의 음식만 먹고, 꼭 해야 했던 운동.

평소엔 집 근처 한적한 공원 한 바퀴로 산책을 하는데,

그날 따라 사람들과 함께 걷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멀리 나섰다.

그러다 막 뛰어나오는 꼬마 아이와 부딪쳐 넘어졌는데,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

괜찮니?

근데 그 꼬마도 나를 보며 바로 한 말.

Are you okay?

나는 아이를 일으켜 세웠고,

뒤따라 나온 아이 엄마는 내 배를 보더니 나에게 미안하다고 한다. 
아이와 나는 서로 okay를 하며 돌아섰다.

집으로 오는 길.

한동안 아이의 물음이 나에게 메아리처럼 들린다.

Are you okay?

그 말. 누군가에게 너무도 듣고 싶은 말,

그리고 괜찮아라고 나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

그저 너 지금 괜찮냐는 한마디를 아무도 해주지 않아서,

혼자서 담아두고 푹 가라앉아 있었던,

내가 괜찮은지 아무도 알아봐 주지 않는 곳에서,

스스로 괜찮다고 말하지 못해서,

홀로 버거웠던 그 시간.

 

이제 종종 하는 말이다.

너 괜찮니? 정말 괜찮니?

내 아이들에게,

내 아이들과 노는 다른 아이들에게,

늘 하는 말.

그리고 가끔 나에게도 혼자 묻고 대답하는 말.

너 괜찮니? 

나 괜찮아. 

                 언제나 날 괜찮게 해주는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