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Episode 2

봄을 부르는 선물

annelife 2021. 1. 7. 10:40
수국 수국 수국 새소리 같은 꽃이름.

 
비 오는 레인쿠버에 오랜만에 비가 그쳤다.
이곳으로 이사 후 일주일 참 반짝반짝한 햇살 가득이였는데, 그 후 한달 내내 비가 왔다. 그러다 보니 해가 그립고, 비만 그쳐도 나가 산책을 해야 할 것만 같은,
그래야 몸도 마음도 덜 추적추적 할 것 같은 마음.
그런데 오늘 오랫만에 해가 비춘다.
그것도 하루 종일 맑음.
이른 아침 아이들의 등교 길.
나와 아이들이 우산없이 걷는 발걸음이 가볍다.
젖은 옷과 젖은 신발이 아닌 모습이 산뜻하다.
그런 맘이 나 혼자만 느끼는 마음이 아니였는지,
동네 지인이 좀 걷자는 문자가 왔다.
때는 이때다. 얼릉 나선다.
비 오지 않는 날,
오랜만에 동네 친구를 만난 것도 좋은데,
꽃 한다발을 선물받았다.
그것도 예쁜 수국과 노란 카네이션.
수국 수국 수국, 꼭 새소리 같은 이름의 수국은
마음을 몽실몽실 하게 하는 모양과 비슷하고,
작고 여린 잎이 오래가고 길게 시들지 않은 카네이션은 그 모습이 장한 마음을 갖게 한다.
여전히 겨울인 1월인데, 오늘 한국은 폭설 같은 눈이 와서 모든 것이 하얗게 덮었다는데,
오늘 나의 밴쿠버는 봄이다.
그것도 몽실몽실 노란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