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Episode 2
햇살이 너무 처연한 아침
annelife
2023. 11. 1. 06:15
밤사이 기온이 너무 떨어져 몸을 웅크렸더니,
다시 등살이 배기다. 추워! 추워! 몸이 말한다.
그럼에도 블라인드 사이로 비치는 아침 햇살은
너무 눈이 부셔 그만 일어나라 한다.
SNS로 본 지인의 부고 소식.
내가 알던 사람이 맞나? 사진을 확대하려다
뭐 하는 거지?
내 행동이 바보스럽다.
친한 언니의 동생.
오래전 같은 교회 찬양팀에서 기타를 쳤던,
한껏 우울해 모든게 시들한 내 그 시절에도,
그들 남매는 애틋하고 다정한 우애를 지닌
따뜻한 사람들이였다.
언니에게 무어라 위로의 말을 보내야할지 모르겠어서가만히 창밖만 바라보는데,
오늘따라 햇살은 어쩌나 따스한지 울컥한다.
이젠 한 손으로 수를 셀수 없게 내 주변은 떠나간 사람들이 늘고 있다.
멀리서 간접적로만 소식을 접하고,
함께 위로해 줄수 없음을 마음 아파하며,
남은 사람들을 위해 잠시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 것 외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교회에 추수감사절 데코로 가져간 화분.
말라죽은 것 같아 보였다.
버릴려고 집에 가져와보니, 미처 피지못하고 시든 봉우리들이 있어서 햇볕 가장 잘 들어오는 곳에 두고, 물을 듬뿍 줬더니, 아직은 아니였다는 듯, 다시 살아났다.
너에게 미안하다. 참 미안하다.
다시 피어나서 고맙다. 참 고맙다.
예쁘다. 참 예쁘다.
기쁘다. 참 기쁘다.
p.s '나에게 왜라는 질문은 이제 의미가 없는 날들이 되었다.
그저 주님 뜻데로 따라가는 것만이 감사한 날들로,
소중한 사람들이 주님이 주시는 평안함을 함께 누리길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