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Episode 2

올해가 가기전, 잠시 정돈.

annelife 2023. 12. 7. 05:47

며칠 전 친구의 안부 문자를 받고,
올 한 해 내가 어떻게 보냈는지 잠시 되돌아본다.
여전히 아무일이 없었네.
지극히 잔잔하고 조용한 하루 하루.
한주의 루틴도 거의 같고, 새로운 일도 없고,
특별한 계획도 없는 그런 날들.
일도 없고,재미도 없고,변화도 없는 사람처럼
보이겠다 싶지만, 지금 나의 마음 정돈 상태는
감사와 기쁨이다.
이 한해는 유난히 큰 아이를 통해,
캐나다 나의 시간들이 덧없지 않음을 느끼게 한다.
태어나기 전부터 나에게 마음 결정을 겪게 하고,
자라면서도 순간 순간 내 지식의 한계를 깨닫게 했던 그 아이. 그 아이가 이제 사춘기를 잘 넘기고,
그 아이로 인해 내 지식이 지혜로 변화는 확신을
갖게 해준다. 앞으로 괜찮은 청년으로 자라 줄 것
같은 기대도 갖게 해주는 아이가 올해 내 제일
큰 감사이다.
작은 아이도 사춘기가 시작되고,
때때로 예민함을 보인다. 그래도 형에 비하면,
어렵지 않고, 사랑스럽다.
어떻게 하면 사랑받을 수 있을지 타고난 작은 녀석.
이것 저것 늘 엄마 손이 많이 가지만, 그때마다
주고 싶은 마음을 더 갖게 만드는 그 아이의 능력이
때때로 난 부럽다.  부모님도 매해 분기별 건강 검진을 받으시며, 자식도움 없이 두분끼리 병원을 다녀오실수 있을 정도로 정정하시고, 조용한 집안에 새 식구가
들어와 소란스러운 따뜻함을 더해 마음의 부담감을
덜어주는 것도 참 감사이다. 그리고 남편과 나도
올해 더 배려하려 노력하니 그 또한 감사이다.
이 모든것이 여전한 감사이고, 잔잔한 기쁨이다. 

잔잔히 바라보기


 p.s 바쁠것 없는 하루인데, 12월 첫 주 분주하다.
분기 청소로 장난감 정리, 오븐 속 청소, 냉장고 청소, 몰딩 청소 등 아침이 바쁘다.
지극히 잔잔하고 조용한 일 없음이 아니라,
잔잔히 조용히 일 만드는 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