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Episode 2

겨울같은 봄이네.

annelife 2025. 4. 11. 07:33

벌써 4월.
아이들의 봄방학을 내 휴가처럼 지내고 싶은 바램은
역시나 바램으로……
두 아이 중 큰 아이가 봄 방학 중 참여한 KOSTA에서
저녁식사에 제공된 음식으로 식중독이 걸려 몇일 고생하고 그 기간을 나도 같이 굶으며 지냈다.
그 주 셀 모임에서 한 주 아이와 굶으며 느낀 마음과
주님 주신 마음을 나누던 중,
“엄마는 왜 굶었어요?” 누가 물었다.
음식을 좋아하는 큰 아이가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데
음식냄새도, 먹는 모습도 더 배고프게 느껴질테니,
바라보는 마음이 내 배고픔보단 먼저였다고
그래서 함께 굶었다고 말했다.
몇일 지난 후 아이가 괜찮아졌고, 그 후로 아이는
못 먹었던 것이 억울한 듯 더 잘 먹으며 지내고 있다.
아이가 밤새 배가 아파서 힘들어 할때마다, 나 자신을 탓하는 마음이 순간 들었다. 컨디션이 안좋았던 아이를 무리하게 보냈나? 후회가 오는 그 마음을 놓고 기도할때, 주님 주시는 음성이 있었다.
‘딸아, 너가 아플때마다, 너가 힘들때마다,
너와 같은 마음으로 바라보며 항상 옆에 내가 있었어. 같에 굶고, 같이 아픈 그 마음말야.
이 상황을 통해 내 마음을 아버지의 마음으로 깨닫게 하시는 응답이였다.
KOSTA 마지막 날까지 홀로 처음 참여한 둘째 녀석은
“엄마, 엄마가 말한 그 은혜 나 좀 받은것 같아.
엄마가 그랬잖아. 마음이 가득 차고 기쁜 그 거~.”
아픈 큰 아이 때문에 작은 아이의 라이드를 부탁드린 전도사님의 차가 아침에 보이기 전에 둘째 아이에게
오늘 은혜는 우리 준이가 형아 몫까지 더 받고 오라고 했던 말을 아이가 나에게 되돌려줬다.
그렇게 방학을 지나고, 두 주가 갔다.
지나는 길가마다 벚꽃이 피고, 목련도 봉우리가 핀 모습을 드러내는데 나는 여전히 겨울이다.
감사로 은혜로 다 바뀐 마음에도,
죄 짓고 싶지 않아서 멀리함에도,
여전히 먼저 보이고, 많이 들리고, 어떻게 될지 그려지는 상황들이 나의 애씀은 부질없고, 주신 은혜는 쉽게 사그라지게 한다.
그럼에도 주님 주시는 말씀
‘그저 내 입에 자갈을 물길……’

주님 잠잠하게 해주세요.
지혜로운 생각으로 겸손한 마음과 하나님을 바라보는
방향으로만 나아가게 해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시39:1 내가 말하기를 나의 행위를 조심하여 내 혀로 범죄치 아니하리니 악인이 내 앞에 있을 때에 내가 내 입에 자갈을 먹이리라 하였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