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Episode 2

선의와 무례사이

annelife 2021. 2. 17. 12:02

사람의 선의는 상대에 대한 배려함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그런 선의의 마음을 모르는 상대방의 행동은 

선의가 무시당한 것 같은 불쾌감과 불편만 남긴다.

 

내가 너무 오랫동안 사람들과 부딪히는 어려움을 피하다 보니,

나의 선의가 상대방에 무례로 무시되었을 때,

얼마나 화나는 기분을 크게 느끼는 사람인지 잠시 잊었다.

 

렌트한 집이 새집이고, 그래서 더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3달만 거주하기로 계약했고, 

2달째 살고 있는 집에 판매 쇼윙이라니 약간의 불편한 맘이 생겼지만,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면 다행이란 생각에 알겠다고 했다.

집 스테이징을 위한 사진 촬영 방문이 있을 거라 했고

잠시 방문으로 사진 촬영이란 말에 쉬이 오케이 했는데,

리얼터 팀 사람들이 신발도 벗지 않은 채 데코용 가구들을 들고 올 줄은 정말 몰랐다.

스테이징을 위해 가구들을 들이고 액자를 걸고 내 물건들이 옮겨지는 모습을 보니,

숨길 수 없는 불편함이 내 얼굴에 가득했다.

이미 상황은 벌어졌고, 사이트에 올릴 사진을 찍는 시간 동안은 아무 말하지 않았지만, 

촬영을 끝낸 후 나는 이틀 하겠다던 오픈 하우스를 하루로 끝내길 원했고,

스테이징 상태의 가구들은 그 주 오픈 하우스 날까지 두는 것으로 이야기를 끝냈다.

그정도로 더 이상의 불쾌함은 그만하고 느끼고 싶었는데, 불편과 분노가 계속되고 있다.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의 쇼윙이 한주 두 번씩 반복되고,

쇼윙 예약 전화론 불편하게 해서 미안하다지만 여전히, 구매자 쇼윙을 위한 요구는 더 많아지고,

약속 시간이 변경될 때마다 내 개인 카톡으로 문자가 온다.

이렇게 나의 시간과 공간을 침범받는 일이 될 줄 알았다면,

처음에 계약기간 3개월 동안 이런 불편함은 안된다고 해야 했는데,

선의가 선의가 되지 못하고 불편과 후회만 남았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불편함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겐

싫은 소리로 상황을 악화하기보다 

처음부터 분명히 원하는 바를 요구하는 게 나를 위해서도 상대를 위해서도

차리리 나을뻔 한 오랜만의 경험.

이제부터라도 내게 필요한 건? 

내 화는 나를 위해 풀고, 적절하게 적당히 잘 거절하기.

펭수처럼만 말해도 정말 시원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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