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 3

'애도' 충분한 필요의 시간

어머니의 기일이다. 미리 준비한 꽃다발과 꽃가위, 수건 등을 챙겨 남편과 길을 나섰다. 출근길을 좀 피했다고 생각했는데 차가 막힌다. 묘지까지 차로 40분 정도 거리인데, 한 시간이 지나서도 이렇게 길이 막히니, 사는 동네만 돌아다녀 출근길 교통량에 너무 무지했나? 멈추고 서다를 반복하다 멀리 사이렌이 보인다. 사고가 났나보다. 하이웨이 2차선을 막아선 소방차와 경찰차가 보인다. 큰 사고였다. 차 한 대는 거의 완파된 걸 보니 누군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을지도 모르겠다. 심한 멀미가 난다. 요즘 분주했고, 차도 오래 타질 않다보니 차안에 오래 있었다고 몸이 힘들게 느낀다. 하이웨이라 그런지 공기도 나빠서 창문도 못열겠다. 남편이 내 얼굴을 보더니,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이는지 조금만 참으란다. 참아야지...

일상 Episode 2 2024.09.18

제발 안녕. 밤새 안녕.

다시 체기가 시작됐다.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아이들 학기가 시작되고, 약간의 긴장과 다시 리셋되는 루틴이 좀 버거웠나? 그제 따뜻함을 이유로 한 가득 커피를 한잔 더 마신 후 울렁거림과 어지러움이 시작되었다. 속 아픈 걸 말하고 싶지 않아서 엄마에게 이틀 전화를 하지 않았다. 매일 전화하다 보면 너무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나와서, 종종 하지 않으려 한 이야기도 나온다. 그래서 이틀 잘 넘기고 좀 괜찮아지는 것 같아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너무 전화하지 않으면 걱정하기도 하시니... 삼일을 넘겨 전화하지 않으면 괜한 염려를 더하신다. 아... 그런데 엄마와 나 둘 다 며칠 전화를 꺼리고 있었다. 엄마는 엄마데로... 나는 나데로, 엄마가 무겁게 말을 꺼내신다. 너에게 말을 할까 말까 했는데, 어차피 알 거..

일상 Episode 2 2022.01.17

헤어짐의 시간

헤어짐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2005년 12월 6일.밤이 되면 한없는 우울감에 빠지고,아침이 되면 다시 모든 것에 익숙해진다.어제의 내가 내가 아니듯,지금의 나도 다는 아닌데...어느 것이 내 마음의 진심인지,어느 것이 진정 내 모습인지...알수도 없고,알아도 별수 없다.다만 밤보단,아침이 더 감사하다.감사하다고 말할 수 있는 내일이 존재함이 감사하다.바람꽃은 시들지 않는다 --- 유안진--- 내일 몫은 기쁨내일 몫은 환희내일 몫은 찬란함내일 몫은 영광내일 몫은 눈부신 황홀이니나는 견디리견디어 이기리오늘 비록 비가 내려도내일은 해가 뜨리저 하늘의 무지개 그 약속을믿으리p.s 주문처럼 외우던 시. 2015년 12월 6일.잠결에 아이가 훌쩍거린다.왜 그래? 왜 울어? 무서운 꿈꿨니?엄마, 죽기 싫어...

일상 Brunch 2015.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