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3

내 의자, 내 그림, 얼그레이 티 한잔.

아이들의 등교가 한 주 미루어져 오늘 드디어 학교에 갔다. 1월 10일 월요일. 아침 일찍 조금의 시끄러움을 뒤로하고, 남편과 아이들이 모두 떠나자, 나는 아직 찬 공기 가득한 날씨에 창문을 모두 열었다. 먼저 세탁기를 돌린다. 청소기도 돌린다. 먼지도 털어낸다. 바닥 청소도 이참에, 쓰레기까지 모두 버리고 오니, 마음에 개운함이 밀려온다. 그리고 남편에게 아이들 등교 길 사 오라고 부탁한 얼그레이 한잔을 다시 데어 마신다. 따듯하다. 몸도 마음도... 어제 이웃과 차 한잔을 나누다가 내게 캐나다에서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냐고 묻길래,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지금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 지금은 일을 할 거냐고 묻길래? 당장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한동안 누군가와 질문과 답 같은..

일상 Episode 2 2022.01.11

우리 가족

발렌타이데이를 맞아 그려 본 가족 인물 묘사우리 가족은 아빠, 엄마, 하준이, 그리고 하진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 고모... 친구, 끝도 없이 나오는 이름들~~가족에 대한 기준을 정해주었더니 아빠를 먼저 그린다.엄마가 그렇게 집안에서 큰소리를 질러도 이 집에 중심은 아빠인가 보다.화면 중앙에 제일 크게 아빠를 그리고 안경을 그리고손가락 , 발가락 까지 섬세히 지금껏 그린 인물 중 가장 세밀히 묘사되었다.그리고 오른 편 작은 아이는 하준이.하준이는 작으니 작게,그리고 엄마는 날씬하니 날씬하게 머리는 길게...나름 여자와 남자의 차이를 표현한다.그리고 본인을 그려야 하는데 그릴 자리가 없다며 종이를 뒤집길래,하준이 옆에 그려야 우리 가족이 모두 보인다고 달래 그리게 했다.안경을 쓰게 그리고 싶다길래,하진이..

나를 닮은 나무

12월 잠시의 휴식기를 가진 후, 다시 시작된 시즌 2 수업.하진이에게 첫번째 수업들은 그저 미술이란?다양하고 즐거운 놀이라는 개념이였다면,이번 시즌부턴 주제를 가지고 그리는 수업에 집중하기로 했다.다행히 하진이가 그림을 그려본 적은 별로 없었지만,휴식기 미술을 왜 이제 하지 않냐고 묻는 등 그림에 대한 의욕이 많이 생겼고,이제 주제를 이해하는 사고가 가능해서  자유 작업이 아니라도구체적인 표현하기가 가능해진 시기가 온 것 같다. 1. 나를 닮은 나무.  나무를 그리자고 했더니, 나무가 아니라 숲이 그려진 것 같다.길다란 나무 두 그루와 잔 가지들,그 잎에 달린 나뭇잎을 하나씩 그려주었다.두꺼운 나무 기둥에 양 옆으로 뻗은 잔 가지들이마치 하고 싶은 것이 많은하진이의 성장 욕구를 보여주는 것 같다.하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