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를 먹고 싶어 하는 아들을 위해 마트에 갔다가,
코너에 놓인 노랑 튤립 5송이를 보고 얼른 한단 집어 왔다.
작고 예쁜 꽃 병을 하나 사고 싶었는데, 적당한 걸 못 사고 있다가 계속 꽃도 못 살까 봐,
아쉬운 데로 IKEA에서 구입해 놓은 저렴한 꽃병을 꺼내서 노랑 튤립을 넣으니,
딱 맞은 옷을 입힌 듯 너무 잘 어울린다.
내가 무얼 그리 대단한 걸 못하고 지냈다고, 튤립 5송이에 이 마음이 이리 흐뭇해지나
올해 유난히 폭우처럼 내리는 1월의 비와 12월의 폭설을 뒤로하고
이번 주는 드디어 밴쿠버 같은 따뜻한 기온이 되려나 싶었는데,
막상 한 주 내내 안개 자욱한 하늘만 바라보니
내 마음도 한없이 스산해져 따뜻함을 원하는 마음만 가득하다.
그래도 이제 1월도 다 갔고,
곧 2월이 되니, 3월엔 꽃 만발한 밴쿠버를 기다리게 된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그런것 같다.
아무리 추워도, 어둡고 무거워도
결국은 다가오는 따뜻함.
조금씩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아름다움.
흩날리는 민들레 홀씨같은 가벼움.
오늘은 기다리는 나의 마음을 노랑 봄 꽃으로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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