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Episode 2

비오는 수요일 오전

annelife 2024. 9. 12. 03:38

아침 루틴을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 뒤죽 박죽이다.
아이들의 등교 시간은 일정한데, 남편 출근 시간은
자주 변경되다 보니,
어느 날은 이르게, 어느 날은 더디게...
새벽 루틴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데,
환절기라 새벽 기상이 힘들다.
비가 오후엔 그칠 거라고 걸어서 등교하는
큰 아이에게 말해줬는데,
빗소리는 더 커진다.
비오는 날을 좋아하는 나는
이런 날, 진한 커피와 아주 단 것이 먹고 싶다.
다행히 어제 남편이 일터에서 가져온 설탕 씹히는
케이크가 한 조각 있다.
먹고 나서 배가 아플지라도, 완전 감사다.
커피 한 잔과 케이크를 가지고 아이방 컴퓨터
앞에 앉아 티스토리 글 정리를 시작한다.
예전에 사용했던 블로그가 티스토리로 변경된 후,
이전에 글들이 병합되면서 편집 상태가 엉망이다.
예전 글을 보고 싶지 않았고, 마음의 여유도 없어
두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이제 돌아봐야
할 것 같은 마음에 생각 난 것이 글 정리이다.
예전 글을 읽다보니, 캐나다에서 생활을 간간히 적은 글 속에 옛 마음이 보인다.
그렇게 힘들었는데, 그렇게 울었었는데,
나만 아는 내 마음.
그때 마음이 새삼 안쓰럽고, 짠하고, 대견하여
글을 정리하다 말고 스스로 칭찬한다.
잘 참았다. 잘 견뎠다.
 
주님...
주님 때를 알아간다는 건,
주님 마음을 깨닫는다는 건,
주님 인도하심을 기다린다는 건,
주님이 날 만들어 가신다는 건...
그런 내 모습을 지나와야 한다는 것이군요.
아버진 지금까지 나를 기다리셨군요.
온전한 내가 되기까지,
온전한 나로 가기까지,
앞으로도 여전히 눈물이 쌓이겠지요?
그럼에도 흘릴 눈물이 그저 슬픔은 아니겠지요.
기쁨에, 감사에, 그리고 기대의 눈물이 더 많겠지요.
내가 주님의 그 성품 닮기 원하시기에,
그의 인도하심은 기다림을 필요로 함을
이제 내가 안다.
 
[데살로니가후서 3장 5절]
주께서 너희 마음을 인도하여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인내에 들어가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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