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축하해요.
2006년 3월 22. 일기
내 나이를 사랑한다
지금 어렵다고 해서
오늘 알지 못한다고 해서
주눅 들 필요는 없다는 것
그리고
기다림 뒤에 알게 되는 일상의 풍요가
진정한 기쁨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깨닫곤 한다
다른 사람의 속도에 신경 쓰지 말자
중요한 건
내가 지금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내가 가진 능력을 잘 나누어서
알맞은 속도로 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아직도 여자이고
아직도 아름다울 수 있고
아직도 내일에 대해 탐구해야만 하는
나이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나는
아직도 모든 것에 초보자다
그래서 나는 모든 일을 익히고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현재의
내 나이를 사랑한다
인생의 어둠과 빛이 녹아들어
내 나이의 빛깔로 떠오르는..
내 나이를 사랑한다
---- 여자는 나이와 함께 아름다워진다. 시인 신달자----
p.s 여전히 살만한 삶이라고 알게 한다.
모든 걸 감사의 이유라 느끼게 한다.
그 어느 것 하나까지 존재의 의미라 깨닫게 한다.
감사한다. 이렇게 살아가고 있음에......
2016년 3월 22일 일기.
우리 집 둘째가 아침 눈을 뜨자마자 내게 말한다.
Happy birthday.mommy. Happy birthday.mommy.
근원을 알 수 없다. 이 애교스러움은......
엄마에게 꽃을 사주겠다며 자고 있는 아빠를 깨운다.
문을 열 시간까지 좀 기다려야 한다는 아빠의 말에
아이는 지금 꽃을 사야 한다며 운다.
아이에겐 아빠의 말이 들리지 않는다.
그저 엄마를 위해 꽃을 사주고 싶은 마음에 슬픔만 가득하다.
아이 아빠는 어쩔 수 없이 옷을 입고, 아이를 차에 태운다.
그 사이 나는 큰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느긋한 아침을 맞는다.
'그래! 오늘은 나에게 스페셜 하자.'
아침 식사는 패스다. 알아서들 먹으라지,
오늘까지 무엇을 해 먹일지 고민하고 싶지 않다.
오늘은 나에게 자유를 준다.
그렇게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는 사이,
둘째가 집에 돌아왔다. 한 다발의 꽃다발을 들고,
자랑스럽고 당당한 모습으로 신기한 레인보우 꽃을 준비했다며,
엄마 이거 좋지? 좋지? 좋지? 내 맘에 드는지 알고 싶은 듯 좋냐는 질문을 한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색색의 꽃다발을 들고 서서,
절대 고르지 않을 것 같은 꽃다발을 안고 서서,
자신의 선택에 감동으로 가득 찬 눈으로,
이건 아니야라고 말할 수 없게,
정해진 답의 얼굴로 쳐다본다.
너를 어쩌면 좋니?
정말 넌 너무사랑스럽구나.
그 어느 꽃보다 그 어느 선물보다 너가 가장 큰 선물이다.
지금까지 엄마는 생일즘에 우울하고 가라앉은 기분이었는데,
이 아침은 너의 모습에 웃음이 나는구나.
고맙다.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해줘서.....
여전히 살만하다고 알게 한다
모든걸 감사하라고 느끼게 한다
어느 것 하나 존재의 의미가 있다고 깨닫게 한다.
감사하다.
10년 전에 이 마음으로 쓴 일기가 아니였는데,
같은 글이 다른 마음으로 다시 쓰고 싶구나.
고마워. 아들아 너 덕에 엄마가 다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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